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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영상/龍凰輪舞

[LIVE] 陰陽座 - 道成寺蛇ノ獄

道成寺蛇ノ獄(도오죠오지 쿠치나와노 고쿠)
도죠지(도성사) 뱀의 감옥
작사 / 작곡 : 마타타비(瞬火)

* 명아(螟蛾) : 명나방과의 곤충. 몸길이 1cm 가량, 편 날개 길이 2.5cm 가량. 몸빛은 담회갈색이고 앞날개는 황갈색/담회갈색이고 뒷날개와 배는 희다. 유충은 ‘마디충’이며, 벼 따위의 줄기를 갉아먹는 해충이다. 마디충나비. 이화명충.

* 도죠지(道成寺, 도성사) : 안친(安珍)/키요히메(清姫) 전설.
때는 다이고(醍醐) 천황, 엔쵸(延長) 6년(928년) 여름 즈음의 일이다. 오우슈(奥州) 시라카와(白河)에 안친(安珍)이라는 젊은 수도승이 있었다. 매년 키슈(紀州)의 쿠마노(熊野) 곤겐(権現)에 참배하기 위해 키요시게(清重)의 집을 숙소로 하고 있었다. 키요시게의 딸 키요히메(清姫)는 기량 있는 소녀였기에 안친이 귀여워했고, 장난으로 아내로 삼아 오우슈에 데리고 가자는 등의 이야기를 키요히메는 믿고 있었다.
키요히메가 13세이던 때 안친이 여느 해와 같이 키요시게의 집에 머물렀다. 그날 밤 잠들었던 안친은 좋은 향기와 옷자락 스치는 소리에 눈을 떴다. 희미한 등불에 의지하여 보자 베개 머리맡에 키요히메가 앉아있었다. "키요히메 님, 어떻게 된 일입니까." "안친 님을 만나고 싶었기에, 곁에 있고 싶었사옵니다." 어린 키요히메는 무릎에 손을 올려둔 채 말했다. 안친은 어린애 달래듯 "밤에 이런 곳에 오셔서는 안 됩니다. 감기 걸려요." 라고 말했다. 하지만 키요히메는 움직이지 않았다. 안친은 몹시 곤란했다. “저는 부처님을 모시는 몸, 처는 맞을 수 없습니다." 그렇게 말해도 키요히메는 '싫어, 싫어' 하며 머리를 흔들었다. 그 모습은 사랑스럽고, 안친도 싫게는 생각지 않았으나 새벽에 방에 몰래 숨어온 것은 곤란했기에 결국 거짓말을 했다. "쿠마노 곤겐 참배를 끝내면 반드시 한 번 더 이곳에 되돌아오겠습니다, 꼭." 그것을 듣고 키요히메는 겨우 머리를 끄덕였다. "꼭이에요, 꼭."
키요히메는 쿠마노 참배를 위해 길을 떠나는 안친을 언제까지고 전송했다. 하지만 참배를 끝낸 때가 되어도, 손꼽아 세어 보아도 안친은 돌아오지 않았고, 키요히메는 안절부절 못했다. 실은, 안친은 키요히메를 피해 시오미(塩見) 고개를 지나 타나베(田辺)로 빠지는 길을 선택했던 것이었다.
"실례합니다, 여행자 분. 이러이러한 모습의 젊고 아름다운 수도승 분을 보신 적 없으신지요?" 키요히메는 도로를 지나는 사람의 소매를 붙잡고 물었다. "쿠마노에서 돌아오는 무렵인데…" 하자 여행자들은 저마다 "오오, 그 사람이라면 일찌감치 시오미 고개를 넘었을 건데." "참으로 청아한 수행자였어요." 라고 했다. 키요히메의 얼굴색이 변하며 "아아, 그러면 약속을 깨고 이곳을 통과해버린 건가! 배신당했다."
키요히메는 입술을 깨물었다. 눈은 충혈되어 안친을 뒤쫓아 달렸다. 머리카락을 흩날리며, 옷자락을 움켜쥐고 달리기에 열중했다. 그 모습에 길을 가는 사람들은 "무시무시하구나, 저 모습은 이 세상 사람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아." "지옥에서 달려 나온 건가, 지금부터 지옥으로 가는 건가, 예삿일이 아니야." 라며 길가에서 서로 손가락질했다.
안친을 뒤쫓아 계속 달리던 키요히메의 짚신은 다 떨어져 빨에서는 피가 흘렀다. "저, 저 모습은…" 앞에 가고 있는 것은 확실히 안친이었다.
"안친 님, 안친 님-" 그 목소리에 뒤돌아본 안친은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그 귀여운 키요히메가 지금은 귀녀(鬼女)처럼 미친 듯이 소리지르며 쫒아왔다. "나, 나는 안친이 아니오. 사람 잘못 봤소." 안친은 지팡이도 등에 지고 있던 짐도 놓고 무아지경으로 오로지 도망치고 도망쳐서 히타카(日高) 강 근처까지 왔다. 키요히메는 굉장한 기세로 뒤를 쫒았다. 가까스로 따라잡아 말을 걸자 안친의 주문(呪文)으로 눈이 안 보이게 되었다. 키요히메가 돌에 걸터앉아 숨을 몰아쉬자 머리부터 아래가 뱀으로 변했다.
강기슭에는 한 척의 배가 묶여 있었다. 안친은 필사적으로 사공에게 두 손을 모았다. "뱃사공 씨, 무시무시한 귀녀에게 쫓기고 있습니다. 건너편 기슭까지 건너보내 주십시오." "뭣이, 귀녀? 그건 안 되지. 어서 타시오."
키요히메가 히타카 강어귀까지 오자 안타깝게도 안친이 배로 건너편 기슭에 건너갔다. "누군가, 배를 내어 주세요. 저를 건너편 기슭까지 보내 주세요." 키요히메는 좌우로 달리며 배가 없는지, 사공이 없는지 찾았지만 누구도 대답해주지 않았다. "분하구나, 분하구나. 사람 잘못 보았다니, 안친이 아니라면 도망치는 일 따위, 비겁한 사람. 어째서, 한심하구나. 아아, 어디까지든 쫒아가지 가지 않고 있을 소냐. 이 강을 헤엄쳐서라도 쫒아보자." 배신당한 괴로움에 키요히메의 전신에서 분노로 불길이 솟아올랐다. "네 이놈, 안친…" 키요히메는 뒤를 쫓아 히타카 강에 뛰어들었다. 뛰어든 키요히메는 온 몸이 뱀이 되었다.
"기다려라, 안친… 안친…." 키요히메는 무아지경으로 안친을 뒤쫓았다.
한편 안친은 올 때 들렀던 절 도죠지(道成寺)에 도움을 구하려 절의 돌계단을 뛰어올라 "도와주십시오, 도와주십시오." 하고 계속 외쳤다. 절의 승려들은 무슨 일인가 하고 몰려왔다. "여차저차 이런저런 연유로 귀녀에게 쫒기고 있습니다. 도와주십시오, 도와주십시오." 절의 승려들은 가엾은 안친의 모습에 손가락질하며 웃는 사람, 어리석은 일이라 무시하는 사람 제각각이었지만 점점 불쌍하게 생각하여 "자, 어디에 숨길까." 하고 이마를 맞대며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종이 있는 법당의 종을 내리고 그 안에 숨기자." "그거 좋다, 그거 좋다." 하며, 승려들은 무거운 범종을 내리고 그 안에 안친을 숨겼다.
이윽고 뱀이 된 키요히메가 질질 도죠지의 돌계단을 올라 "기다려라 안친, 어디에 있느냐." 하고 불을 토하며 쫒아왔다. 승려들은 간이 콩알만 해져 여기저기 갈팡질팡 도망치며 모습을 숨겼다.
큰 뱀이 된 키요히메는 도죠지의 본당을 꿈틀거리며 돌면서 안친을 계속 찾았으나 안친은 어디에도 없었다. 광분하여 경내를 기어 다니다 법당의 종이 내려져있는 것을 보자 종 안에 안친의 짚신 끈이 끼여 있었다. "네 이놈, 안친! 여기에 숨었느냐!" 큰 뱀은 종의 용머리를 입에 물고 종을 7번 반을 꽉 감고 꼬리로 종을 두드리며 입에서 붐을 토해냈다. 종은 활활 타오르고, 꼬리로 두드리는 소리가 울려 퍼지고 솟구치는 불길에 승려들은 벌벌 떨었다.
어느 정도 지났을까. 이윽고 큰 뱀은 주르륵 종에서 미끄러져 떨어지고, 피 같은 눈물을 방울방울 흘리며 가버렸다. 뒤에는 산화한 종과 다 타버린 안친의 유골이 있었다고 한다.